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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임진록2+ 조선의 반격

by Sweetley 2021.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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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중인 조선의 반격 CD

내가 임진록시리즈를 접한것은 중학교 1학년 즈음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PC의 사양이 받쳐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게임공략집/잡지 및 게임CD를 사모으던 때였다.

어릴 때라 사놓고 사양 문제로 전혀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게임도 많았었고 그 점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 중 구매했던 어떤 게임 공략집 부록으로 임진록2 데모버전이 들어있었고

보유한 데스크톱 사양과 맞물리기도 하여 신나서 플레이하게 되었다.

데모 버전이니만큼 게임에 제한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재미있게 해서

함께 게임을 즐기던 친구에게도 추천과 함께 데모 버전 CD를 빌려주었고

학교에서 어제는 어떤 전략을 써봤는데 어땠더라

이 유닛이 괜찮더라 하고 토론하는 일들이 매우 즐거웠다.

데모 버전만 접하고도 게임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정품 구매를 결정하게 되었다.

함께 하던 친구도 정품을 구매해서 함께 멀티 플레이하자고 해서 더욱 기대가 됐다.

 

그런 이유로 매달 조금씩 받는 용돈을 꼬박꼬박 모았는데 버스비

(당시 1회 탑승 시 400원짜리 회수권을 지불했다.)를 제외하고

월 5만원정도 받았었는데 버스비도 아껴서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게 되었고

덕분에 해당 달 포함 2달정도만에 필요한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모은 돈을 들고 자전거를 타고 이마트 게임코너에 가서

정품 패키지를 구매해서 들고 나올때의 감동이 아직도 기억난다.

자전거를 한손으로 타고 한손으로 소중하게 끌어안고 떨어뜨릴라 걱정하면서 집에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위태로운 일이기도 하다.

집에서 데모 버전이었기에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국가를

드디어 AI가 아닌 내가 선택할 수 있던 때의 감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무엇보다도 이젠 친구와 함께 멀티플레이가 된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내 주종족은 조선 친구는 일본

그리고 켐페인 구성도 재미있어서 몇번이고 재탕하여 올클리어 했던것같다.

대사 하나하나를 일일이 스킵 안하고 다 보고 감정이입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출시된 임진록2+ 조선의반격, 이런 때를 대비해 미리 모아둔 용돈으로

바로 똑같이 이마트에 가서 구매했다.

켐페인도 재밌게 하고 온라인대전도 엄청나게 많이 했다.

 

그리고 게임을 많이 하다보니 당시에 유저로서 게임에 대한 불편함이 조금 있었는데

사소한것은 제쳐놓고 큰 것만 따져보기로 하면

명나라에 주술사 라는 회복유닛이 있다.

그리고 회복 외의 기술로 경험치 훔치기 라는 기술이 있었는데 이게 말도안되게 사기였다.

당시 장수의 레벨을 올리면 스테이터스가 상당히 상승했으며

일정레벨에 도달해야 사용가능한 스킬이 해금되는 장수들도 있었다.

레벨을 올리는 방법은 그저 장수가 적의 유닛이나 건물에 공격을 하게되면 일정량 경험치가 상승하는 방식이었는데

타 종족은 없고 유일하게 명나라만이 상대 장수의 경험치를 낮출 수 있었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었느냐면 만약 레벨 5 장수가 왔는데 주술사로 경험치 훔치기를 마구 난사했을 때

해당 레벨에서 더 이상 잃을 경험치가 없으면 그대로 마이너스해서 레벨 자체를 다운시켜버린다.

전투를 벌이고나면 레벨이 올라있어야할 장수가 명과 싸우면 레벨이 1이 되어있기도 한다.

게다가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8렙인 만렙을 찍으면 경험치 바 자체가 사라지는데

만렙이면 괜찮으려나? 싶었는데 여전히 경험치를 훔치면 다시 7로 다운되고

경험치 바가 도로 생겨버린다.

이것은 아마 내가 접기 전까지 패치가 안되었던걸로 기억한다.

 

내가 조선의 반격을 접었던 때가 아마 버그 패치가 한참을 안되었을무렵이었다.

친구가 학원에서 버그가 있다고 내용을 말해주길래 그런게 설마 되겠냐고 했었는데

그 내용인 즉슨 일본은 건설 구조가 건설 수레를 뽑아서 그 수레유닛을 이동시켜 건물을 지으면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드론과 비슷함)

그 수레가 땅을 파고 들어가 건물의 뼈대가 되고 그대로 건설이 완료되는 형식인데

그 수레에 건설명령을 내려 땅을 파는 도중에 수송기의 탑승명령으로 수레를 태우면

건물의 위치 좌표가 수송기에 고정 된다는 것이었다.

직접 해보니 놀랍게도 가능했다.

이 버그가 온라인에서도 먹히려나 하는 호기심에 공개방에 들어가서 해봤는데 된다.

이 일본이란 종족이 건물에 해체 명령을 내리면 일정량의 자원을 회수하고 건설 수레로 되돌아가는데

이를 이용해서 수송기 테크 이후에 수송기를 만들어 모든 건물을 재건설하여 수송기에 태웠다.

자원을 수급하는 기지는 자원을 캔 만큼 다음 자원으로 가까이 이동해서 광속으로 캘 수 있게하고

날아다니는 생산건물들은 상대방의 후방이든 어디에서든 병력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수송기 밑에 딸려다니는 타워는 정말 공포였다.

보통 전략시뮬레이션게임에서 방어 타워는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서

가격대비 성능비가 꽤 높게 책정되는 편이기도 하고

임진록 시리즈는 건물에서 수리버튼을 누르면 일정자원이 소모되며 별도의 유닛이 필요 없이 자동으로 수리된다.

그야말로 도망가서 회복하고 다시와서 공격하며 돌아다니는 타워들의 향연을 보게되었다.

미친 기동성과 화력에 놀랍기도 했지만 이런 버그플레이로 승리하는건 찝찝해서 끄고 그 뒤로는 아마 조선의 반격에서

테스트로 진행했던 거상이 분리되어 하나의 게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을때 그만두고

친구와 거상으로 게임을 갈아탔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신선했던 시스템으로는

 

1. 불

불을 붙이는 장수의 기술이나 불을 뿜는 일본의 화염차 등으로 맵상에 불을 붙일 수 있는데

이 불이 붙으면 자원도 타버리고 유닛도 타고 건물도 탄다.

이 불은 소화탄이라는 아이템으로 끌 수 있고 아이템이 없다면 일꾼을 이용해 소화해야 한다.

혹은 운좋게 비가 내린다면 불길이 전부 진압된다.

일꾼이 소화하다가 번진 불길에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적진에 장수의 기술로 불을 마구 지르고 도망가는 전술도 꽤 먹혔던걸로 기억한다.

 

2. 바람

바람이 불면 공중유닛과 해상유닛의 이동력이 변경된다.

바람이 불어오는쪽으로 이동하면 맞바람에 이동속도가 엄청나게 감소하고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면 순풍으로 인해 가속하게 된다.

바람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랜덤하게 바뀌므로 바람의 변화주기와 방향을 잘 고려해야 한다.

지상유닛만 운용한다고 해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게 화계를 적이나 아군이 사용하게 된다면

불이 바람이 부는 쪽으로 번져나가기 때문이다.

전투중에 불을 질렀는데 역풍이라면 되려 아군쪽으로 불길이 마구 번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3. 비

비가 오면 맵에 붙어있는 불이 꺼지고 감자가 성장한다.

그리고 불을 사용하는 용이나 화염차등의 유닛의 사거리와 공격력이 감소한다.

감자는 벼보다 자원채취효율이 떨어지지만 비가 내리면 50%씩 성장해서 재생을 한다는 장점이 있어서

확장을 제대로 못한 유저에게도 적지만 어느정도의 자원 수급은 보장해주었다.

그리고 비를 강제로 내리게 하는 기술이 조선에 있어 유용하게 사용하곤 했다.

또한 비가 오는 때엔 때때로 벼락이 치는데 랜덤한 위치에 떨어져 데미지를 주었었고

보통 건물에 큰 데미지를 입히곤 했다. 유닛에게 맞은 기억은 없었다.

 

4. 여울

물 위에 있는 자잘한 돌로 구성된 길인데 이 길은 지상유닛과 해상유닛이 모두 지나갈 수 있다.

이곳에 주둔한 해상유닛은 지상 근접유닛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며 소위 길막도 가능했다.

다만 이곳은 비가 오는 경우 잠겨서 물 타일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비가 오기 시작하면 조금씩 잠기는데 빠르게 주둔중인 지상유닛을 대피하지 않으면 물에 완전히 잠겼을 때

익사처리가 되어 장수도 유닛도 기계도 모두 한번에 소멸하게 된다.

 

5. 낮과 밤 그리고 시야

각 종족의 봉화대를 지어야 맵이 보였는데 소규모 병력의 테러로 봉화대를 빠르게 부숴버리면

맵 기능 자체가 정지하여 맵을 클릭해 이동하는 것 조차 할 수 없어 굉장히 불리해졌기 때문에 보호를 철저히 해야했다.

임진록시리즈는 타 게임의 인구와 비슷한 개념으로 전비 라는것이 있는데 유닛과 건물이 함께 먹기 때문에

여러개 지어놓을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정찰을 한번 해두면 밤에는 안개로 가려지고 낮에는 정찰이 된 부분은 모조리 보였다.

그래서 보통 낮에는 생산과 채집 그리고 상대방 염탐을 하고 밤에는 테러, 교전이 벌어지곤 했다.

 

이외에도 자잘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일단은 큰 부분만을 오래된 기억을 토대로 설명해보았다.

매우 오래된 게임이긴 하지만 전략시뮬레이션으로서 참신한 시도도 많았고 재미있게 녹아든 케이스인 것 같다.

어렸을 때엔 그저 재밌게 느꼈을 뿐이었는데

지금 와서 다시 돌이켜보니 굉장히 고심해서 만들었을 법한 요소가 많이 보인다.

저런 수많은 요소들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잘한 밸런스 문제가 아닌 붕괴수준의 밸런스 파괴도 없이

온라인 대전에서 내가 만난 대전 상대들 기준 세 종족이 골고루 나왔고

특정한 종족이 엄청난 강세를 타지 않았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그렇게 치면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게임같다.

(물론 당시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곳을 찾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느꼈던 주관적인 판단)

요즘은 데스크톱에 ODD를 안다는 편이라서 CD를 가지고 있어도 게임을 해 볼수가 없다.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켐페인을 한번 다시 정주행 클리어하며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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